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 안젤리나 졸리 리뷰
2025년 현재, 액션과 스릴러 장르에서 여전히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하는 배우 안젤리나 졸리. 그녀가 주연을 맡았던 2021년 작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Those Who Wish Me Dead)은 개봉 당시부터 큰 관심을 모았던 작품입니다. <윈드 리버>를 통해 깊은 인상을 남긴 테일러 쉐리던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거대한 자연재해 속에서 펼쳐지는 인간의 생존 본능과 처절한 사투를 그린 이 영화에 대해 면밀히 분석해 보고자 합니다. 단순히 범죄자에게 쫓기는 스릴러의 공식을 넘어, 압도적인 스케일의 산불을 배경으로 설정함으로써 장르적 변주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작품입니다. 과연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어떤 메시지와 스릴을 선사했는지, 지금부터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절체절명의 위기, 그 서막에 대하여

범죄와 생존의 기묘한 접점
이 영화의 서사는 매우 직관적입니다. 플로리다주 잭슨빌의 법의학 회계사 오웬은 자신의 상사인 지방 검사 일가족이 의문의 폭발 사고로 사망했다는 뉴스를 접한 후 즉각적으로 위험을 감지합니다. 그가 다루던 회계 부정 사건이 단순한 경제 범죄를 넘어 강력한 배후와 연루되어 있음을 직감한 것이죠. 충격에 빠질 겨를도 없이, 그는 아들 코너를 데리고 몬태나주의 처남 이든에게로 향하는 필사적인 도주를 감행합니다. 아버지는 어린 아들에게 이해할 수 있는 선에서 현재의 위협을 설명하며, 자신이 입수한 결정적인 범죄 증거를 건네주고 누구도 믿지 말라는 당부를 잊지 않습니다. 이 장면은 단순한 도피극이 아닌, 한 아이의 생존과 진실의 사수라는 이중의 목적을 동시에 제시하며 관객의 몰입도를 끌어올립니다. 아버지가 건넨 정보의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지는 초반에 명확히 드러나지 않지만, 그것이 일가족 몰살이라는 극단적인 수단까지 동원될 만큼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것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전문가의 시선으로 본 초기 대응
오웬과 이든의 전화 통화 장면에서 드러나듯, 위기 상황에서의 초기 판단은 생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오웬은 연방보안국이나 FBI 같은 공신력 있는 기관이 아닌, 언론을 통해 이 사실을 공론화하려 합니다. 이는 전통적인 사법 시스템보다 대중의 관심과 여론이 자신들을 보호해 줄 수 있다는 계산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든의 상사인 보안관은 사태 확산을 극도로 경계하며 직접 상황을 파악하려 하는데, 이는 일종의 은폐 시도인지, 아니면 관할 지역에서의 자체 해결 능력에 대한 과신인지는 미지수입니다. 이러한 초기 대응 방식의 차이는 앞으로 벌어질 사건들의 복잡성을 예고하며,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재한 상황에서 개인의 판단이 얼마나 중요하게 작용하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특히 법의학 회계사로서 오웬이 다루던 '회계 부정'은 단순한 장부 조작을 넘어 거대한 자금 세탁이나 비자금 형성, 혹은 불법적인 정치 자금 조성 등과 연관되었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러한 범죄의 증거는 연루된 세력에게는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거대한 위협, 그리고 구원의 등장

킬러와 자연재해의 공조?
오웬 부자를 쫓는 킬러들은 보통의 범죄자와는 격이 다릅니다. 암살자 잭과 패트릭은 목표물 제거에 극도로 전문적이며,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그들이 오웬의 차량을 공격한 후, 사람들의 시선을 분산시키기 위해 고의적으로 산불을 일으키는 대목에서 그들의 잔혹성과 치밀함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산불은 단순한 배경이 아닌, 영화의 핵심적인 위협 요소이자 서사를 움직이는 거대한 힘으로 작용합니다. 통제 불가능한 자연재해를 인간의 악의적인 목적으로 이용한다는 설정은 섬뜩함을 자아내며, 예측 불가능한 산불의 특성 덕분에 영화 전체에 팽팽한 긴장감이 유지됩니다. 이처럼 킬러들이 촉발시킨 불길은 삽시간에 몬태나의 넓은 산림 지역을 집어삼키며, 오웬과 코너는 물론 주변 인물들에게까지 치명적인 위험을 안겨줍니다. 전문가들은 산불이 확산되는 속도가 바람의 방향과 강도, 습도, 지형 등 다양한 변수에 의해 결정되며, 한번 통제력을 잃으면 진화에 막대한 자원과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영화는 이러한 산불의 위험성을 효과적으로 시각화하여, 킬러들의 위협과 자연의 위협이 중첩되는 압도적인 상황을 연출했습니다.
상처 입은 영웅, 한나
영화의 또 다른 핵심 인물은 안젤리나 졸리가 연기한 공수소방대원 한나입니다. 그녀는 과거 산불 진화 현장에서 세 명의 아이를 구하지 못한 트라우마와 죄책감에 시달리며 외딴 감시탑에 배정되어 있습니다. 심리 평가에서조차 낙제점을 받을 만큼 깊은 내상을 입은 인물이죠. 그런데 바로 그 감시탑 주변에서 오웬을 잃고 홀로 남겨진 소년 코너를 우연히 만나게 됩니다. 과거의 실패로 인해 깊은 상처를 안고 있던 한나는 위기에 처한 코너를 보며 일종의 구원 혹은 속죄의 기회를 얻게 됩니다. 그녀는 숙련된 소방대원이자 극한 환경에서의 생존 전문가로서, 코너를 보호하고 킬러들로부터 탈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합니다. 안젤리나 졸리는 한나라는 인물이 가진 내면의 고통과 강인한 외면을 동시에 설득력 있게 표현해냈습니다. 단순히 액션 영웅이 아닌, 인간적인 고뇌와 상처를 가진 인물로서 한나를 그려냄으로써 관객들은 그녀에게 깊이 공감하고 응원하게 됩니다. 그녀의 캐릭터 아크는 영화의 드라마적인 깊이를 더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배우들의 연기 시너지와 장르적 조화

안젤리나 졸리 외 캐스팅의 힘
안젤리나 졸리 외에도 이 영화에는 쟁쟁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합니다. 아버지 오웬 역의 제이크 웨버는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아들 코너 역의 핀 리틀은 위협적인 상황 속에서 두려움과 용기를 동시에 보여주는 어린아이의 복잡한 심리를 섬세하게 연기했습니다. 특히 그의 불안해하는 모습과 간절한 눈빛은 관객들의 보호 본능을 자극하며 영화에 대한 몰입도를 높였습니다. 또한, 잔혹한 킬러 잭과 패트릭 역의 에이단 길렌과 니콜라스 홀트는 서늘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로 영화의 긴장감을 책임집니다. 니콜라스 홀트는 특유의 차분함 속에 숨겨진 광기를 효과적으로 표현했으며, 에이단 길렌은 노련하고 노골적인 악역 연기를 펼칩니다. 임신한 아내를 둔 부보안관 이든 역의 존 번탈은 책임감과 인간적인 고뇌를 가진 인물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제한된 공간에서도 킬러들과의 대결을 통해 극의 스릴을 배가시킵니다. 이처럼 주연과 조연 배우들이 각자의 역할에서 뛰어난 연기를 선보이며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특히 어린 코너 역의 핀 리틀은 베테랑 배우들 사이에서도 존재감을 잃지 않으며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스릴러와 재난 영화의 성공적인 결합?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은 기본적으로 킬러들에게 쫓기는 범죄 스릴러의 틀을 갖추고 있으나, 대형 산불이라는 재난 요소를 결합하여 차별화를 시도했습니다. 킬러들은 인간적인 위협을 가하는 동시에, 그들이 일으킨 불은 예측 불가능한 자연의 위협으로 다가옵니다. 주인공들은 두 가지 위협 모두로부터 벗어나야만 생존할 수 있으며, 이는 서바이벌 스릴러의 측면을 강화합니다. 영화는 특히 후반부로 갈수록 무섭게 번져나가는 산불의 규모와 파괴력을 실감 나게 보여주며, 시각적인 압도감을 선사합니다. 연기와 특수효과를 통해 구현된 불길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주인공들의 탈출 경로를 차단하고 시야를 가리며 체력을 고갈시키는 등 적극적인 장애물로 기능합니다. 이러한 장르의 결합은 신선함을 제공하지만, 일각에서는 스릴러와 재난 영화의 요소가 완전히 유기적으로 통합되지 못하고 따로 노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는 평가도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재난 상황이 인물들의 극한 상황 판단 능력과 생존 본능을 시험하는 중요한 장치로 활용되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통계적으로 볼 때, 광범위한 산불은 진화 작업에 참여하는 소방관들에게 극심한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구조 대상자들에게는 탈수, 질식, 화상 등 다양한 위험을 초래합니다. 영화는 이러한 현실적인 위협을 효과적으로 극대화했습니다.
비판적 평가와 영화의 의의

아쉬움으로 남는 부분들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은 흥미로운 설정과 배우들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아쉬움을 남겼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일부 비평가들은 플롯의 개연성이나 일부 캐릭터의 행동 동기가 다소 부족하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 막대한 위험을 무릅쓰고 도주를 선택한 오웬의 결정 과정이나, 그를 쫓는 킬러들의 동기에 대한 심층적인 설명이 부족했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또한, 100분이라는 비교적 짧은 러닝타임 때문에 캐릭터들이나 상황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가 다소 제한되었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스릴러로서의 긴장감은 유지되지만, 드라마적인 요소나 인물 간의 관계성이 더 풍부하게 묘사되었다면 더욱 몰입도 높은 작품이 되었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특히 한나의 트라우마를 다루는 방식이 표면적인 수준에 머물렀다는 지적도 있었는데, 그녀의 과거사가 현재의 행동에 더 강력한 동기가 되도록 연출했다면 캐릭터의 설득력이 더욱 높아졌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는 것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강력한 생존 드라마로서의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극한의 환경 속에서 낯선 사람들이 서로에게 의지하고 연대하며 위기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은 뭉클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특히 안젤리나 졸리가 연기한 한나와 핀 리틀이 연기한 코너의 관계 변화는 이 영화의 핵심적인 정서입니다. 상처 입은 성인이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연약한 아이를 보호함으로써 스스로를 치유해나가는 서사는 보편적인 감동을 자아냅니다. 또한, 테일러 쉐리던 감독 특유의 황량하고 거친 자연을 배경으로 한 연출은 영화의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킵니다. 광활한 산림과 그곳을 집어삼키는 불길의 이미지는 인간의 나약함과 자연의 거대함을 동시에 느끼게 하며, 생존이라는 주제를 더욱 강조합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오락 영화를 넘어, 인간이 극한 상황에서 보여줄 수 있는 용기와 회복력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2021년 개봉 당시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극장과 VOD 서비스를 통해 관객들을 만났으며, 안젤리나 졸리의 복귀작으로 꾸준히 회자되고 있습니다. 비록 평단에서의 평가가 다소 갈리긴 했으나, 강렬한 비주얼과 배우들의 인상적인 연기로 스릴러 팬들에게는 충분히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으로 기억될 것입니다.